2026년 10월 현재 국내에서 살 수 있는 자율주행 트랙터는 두 부류입니다. 사람이 운전석에 앉아 있되 핸들과 레버에서 손을 떼고 직진·선회·작업기 조작을 트랙터에 맡기는 자율작업 트랙터(LS엠트론, TYM, 대동 기존 모델)와, 운전석을 비우고 스마트폰 앱으로 작업을 지시하는 무인 자율작업 트랙터(대동 HX1400-AI·HX1200-AI)입니다. 무인 모델은 대동이 2026년 4월 국내에 처음 내놓았고, TYM은 2027년 같은 수준의 트랙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자율주행 트랙터는 이렇게 움직인다
자율주행 트랙터의 기본은 위치 정확도입니다. 지붕의 위성항법(GNSS) 안테나가 받은 위치를 지상 기준국의 보정 신호로 고쳐 쓰는 RTK 방식으로, 트랙터는 자기 위치를 몇 cm 안으로 압니다. LS엠트론은 2025년 MT9 자율작업 트랙터의 정지 시 위치 오차를 최대 2cm 이내라고 밝혔습니다.
농민이 밭의 시작점(A)과 끝점(B)을 찍거나 밭 경계를 등록하면 트랙터는 그 선을 따라 겹치지 않게 왕복하고, 밭 끝에서 스스로 돌아 다음 줄로 들어갑니다. 쟁기·로터리 같은 작업기를 내리고 올리는 동작도 함께 제어합니다.
무인 모델은 여기에 카메라를 더합니다. 대동 HX1400-AI 출시 발표에 따르면 카메라 6개가 주변 360도를 보고, 트랙터 안의 AI 칩이 경작지 경계, 장애물, 달린 작업기를 스스로 알아봅니다. 사람이 다가오면 멈추고, 작업 경로도 트랙터가 만듭니다. 위치만으로 미리 정한 경로를 따라가던 방식에서 주변을 보고 판단하는 방식으로 바뀐 것이 핵심입니다.
‘4단계’는 회사마다 기준이 다르다
농기계 자율주행 단계는 자동차의 SAE 레벨과 다르고, 국내 회사들 사이에서도 표기가 엇갈립니다.
- 대동이 쓰는 구분: 0단계 원격제어, 1단계 자동조향, 2단계 자율주행, 3단계 자율작업, 4단계 무인 자율작업입니다. 대동은 HX1400-AI를 4단계로 소개합니다.
- 국가표준 KS B 7951:2022: 국가기술표준원이 2022년 정한 ‘농업기계 농작업자동화 수준’입니다. TYM은 2023년 직진·선회·작업기 제어가 되는 자사 기술을 이 표준의 2단계라고 설명하면서, 이것이 과거 농촌진흥청 구분의 3단계와 같다고 밝혔습니다. 같은 기술도 어떤 표를 쓰느냐에 따라 숫자가 1~2단계 달라집니다.
그래서 단계 숫자만 비교하면 오해가 생깁니다. 판매점에서는 숫자 대신 이렇게 물어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 운전석에 사람이 없어도 작업할 수 있는가, 아니면 탑승해서 손만 떼는가
- 밭 끝에서 선회와 작업기 올리고 내리기까지 스스로 하는가
- 사람·장애물을 무엇으로 감지하고(카메라, 레이더, 범퍼), 감지하면 어떻게 멈추는가
- 작업 경로를 사람이 찍어야 하는가, 트랙터가 경계를 보고 만드는가
자동차의 자율주행 레벨이 운전 책임을 기준으로 나뉘는 방식은 자율주행 단계 0~5 글에서 볼 수 있습니다.
회사별로 지금 파는 것
- 대동: 2026년 4월 HX1400-AI와 HX1200-AI를 출시했습니다. 대동커넥트 앱에서 작업 시작·정지·복귀를 지시하고 위치와 진행률을 원격으로 봅니다. 출시 뒤 무선 업데이트(OTA)로 자율작업 편의 기능을 추가했고, 2026년 9월 농촌진흥청 신기술 농업기계로 지정됐습니다. 판매 가격은 공개 자료가 없어 대리점 견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2027년 북미 출시가 목표입니다.
- LS엠트론: 2021년 국내 처음 자율작업 트랙터를 상용화했고, 직진 보조 키트를 단 69마력급부터 자율작업이 되는 143마력 MT9까지 제품군을 갖췄습니다. 탑승형 자율작업 방식이며 다각형 경작지 설정과 AB 곡선 모드를 지원합니다.
- TYM: 직진·선회·작업기 제어 자율주행 국가 검정을 2023년 통과했고, 2027년 4단계 트랙터 출시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기존 농기계에 붙이는 자율주행 키트도 자회사 브랜드로 냅니다.
직접 타 보고 살 수 있는 곳
자율작업 기능은 밭 모양과 작업 종류에 따라 쓸모가 크게 달라서, 제조사들이 시승을 운영합니다.
- 대동: 연말까지 전국 29개 대리점에서 AI 트랙터 무료 시승을 받습니다. 대동 홈페이지나 고객센터로 신청하면 권역센터가 연락해 일정과 장소를 잡습니다.
- LS엠트론: 전북 완주, 전남 나주, 경북 김천의 메가센터 세 곳에서 자율작업 트랙터 상시 체험을 운영하고, 2026년에는 전국 86개 지역에서 140회 시승회를 열었습니다.
- 시승 때는 자기 밭과 비슷한 조건(논·밭, 경사, 비정형 필지)에서 선회와 모서리 작업을 보여 달라고 요청하세요.
신기술 농업기계로 지정된 제품은 지자체·공공기관 우선 구매, 정부 보조·융자 지원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 보조 비율과 대상은 지자체 농기계 지원사업 공고마다 다르니 시·군 농업기술센터에 확인해야 합니다.
해외와 무엇이 다른가
미국 존디어는 대형 9RX 트랙터에 카메라 기반 자율 키트를 얹어 넓은 평지 작업에 집중합니다(존디어 자율주행 9RX 글). 국내 제품은 작은 필지가 많은 논·밭 환경에 맞춰 100~140마력대 중대형 트랙터에 자율 기능을 넣고, 고령 농가의 운전 부담을 줄이는 쪽에 맞춰져 있습니다. 농촌진흥청은 2026년 5월 자율주행 트랙터를 농촌 일손 부족 대응의 핵심 기술로 보고 산업계와 공동연구를 늘리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