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신 비전(machine vision)은 카메라로 찍은 영상을 소프트웨어가 바로 판정하고, 그 결과로 공장 설비를 움직이게 하는 시스템입니다. 비전 검사는 머신 비전을 불량 판정에 쓰는 경우를 가리킵니다. 사람이 눈으로 하던 ‘긁힘 있음/없음’, ‘라벨 붙음/안 붙음’, ‘치수 맞음/틀림’ 판단을 생산 라인 속도에 맞춰 모든 제품에 대해 하고, 불량이면 배출기를 움직이거나 라인을 세웁니다.
사진을 찍어 사람이 보는 CCTV나, 사진 속 물체를 알아보는 범용 컴퓨터 비전과 다른 점은 정해진 조건에서 찍고, 정해진 기준으로 판정해, 설비에 신호를 보낸다는 데 있습니다. 조명과 부품 위치까지 통제해 같은 제품이면 늘 같은 영상이 나오게 만드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머신 비전은 다섯 부분으로 이뤄진다
카메라 업체 텔레다인의 Machine Vision 101 설명을 기준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조명: 공장 천장 조명은 시간과 위치에 따라 밝기가 바뀌므로 쓰지 않고, 전용 LED 조명으로 빛을 통제합니다. 시스템이 조명 변화가 아니라 부품의 실제 차이에만 반응하게 하려는 것입니다.
- 부품 고정(스테이징): 지그나 컨베이어 가이드로 부품을 늘 같은 위치와 방향에 놓고, 부품이 왔다는 신호를 센서로 받아 촬영합니다. 위치가 일정하면 흔들림이 줄고 부품을 찾는 계산도 빨라집니다.
- 렌즈: 찍어야 할 범위(시야)와 카메라와 부품 사이 거리(작업 거리)로 고릅니다.
- 카메라: 이미지 센서가 빛을 픽셀 데이터로 바꿉니다.
- 처리 장치와 소프트웨어: 영상을 분석해 합격·불량, 위치 좌표, 측정값을 내고 PLC나 로봇에 결과를 보냅니다. 카메라 안에 처리 장치가 들어 있는 스마트 카메라와, 산업용 PC에 카메라 여러 대를 붙이는 방식이 있습니다.
결과를 받는 쪽이 대개 PLC입니다. PLC가 무엇이고 센서 신호를 어떻게 받아 설비를 움직이는지는 PLC란? 글에서 정리했습니다.
검사만 하는 게 아니다: 다섯 가지 쓰임
같은 장비로 하는 일은 크게 다섯 가지입니다.
- 위치 찾기: 부품이 어디에 어떤 각도로 놓였는지 찾아 로봇에 좌표를 넘깁니다. 로봇이 상자 안 부품을 집거나 나사 구멍에 맞추는 ‘비전 가이드’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 식별: 바코드·2D 코드·인쇄 문자를 읽어 어떤 제품인지 확인합니다.
- 확인: 부품이 빠지지 않았는지, 라벨·캡이 제대로 붙었는지 봅니다.
- 측정: 지름, 간격, 구멍 위치 같은 치수를 픽셀로 재서 허용 범위 안인지 판정합니다.
- 결함 검출: 긁힘, 찍힘, 얼룩, 이물처럼 정해진 모양이 없는 불량을 찾습니다. 흔히 ‘비전 검사’라고 할 때 떠올리는 일입니다.
조명이 검사의 절반이다
같은 카메라라도 조명 방향에 따라 보이는 결함이 달라집니다. 키엔스의 렌즈·조명 선택 가이드는 조명을 세 가지 빛의 방향으로 나눠 고르라고 합니다.
- 정반사: 유리 기판처럼 반짝이는 표면은 카메라와 같은 축에서 빛을 쏘는 동축 조명이나 링 조명으로 비춰, 매끈한 곳은 밝고 흠집은 어둡게 보이게 합니다.
- 난반사: 비스듬히 낮게 비추는 로우 앵글 조명으로 표면의 요철과 각인을 도드라지게 합니다.
- 투과: 부품 뒤에서 비추는 백라이트로 윤곽(실루엣)만 따 외곽 치수나 형상 불량을 봅니다.
색도 중요합니다. 같은 가이드에 따르면 흑백 카메라에서는 파장이 긴 빨간빛이 필름을 잘 통과하고, 파장이 짧은 파란빛이 표면 긁힘을 더 잘 드러냅니다. 비전 검사가 현장에서 실패하는 흔한 이유가 카메라가 아니라 조명이므로, 실제 불량 샘플로 조명을 바꿔 가며 찍어 보는 단계를 건너뛰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렌즈와 해상도는 계산으로 정한다
렌즈는 시야와 작업 거리로 정합니다. 키엔스 가이드의 예로, 센서 크기 3.6mm 카메라에 16mm 렌즈를 쓰면 가로 45mm를 담으려면 약 200mm 떨어져야 합니다(작업 거리 : 시야 = 초점 거리 : 센서 크기). 초점 거리가 짧을수록, 거리가 멀수록, 조리개를 조일수록 초점이 맞는 깊이가 깊어집니다.
해상도는 ‘픽셀 하나가 실제 몇 mm인가’로 따집니다. 가로 45mm 시야를 가로 640픽셀 카메라로 찍으면 픽셀 하나가 약 0.07mm(45÷640)입니다. 찾아야 할 흠집이 0.1mm라면 1~2픽셀에만 걸리므로 안정적으로 잡기 어렵고, 시야를 좁히거나 픽셀이 많은 카메라로 바꿔야 합니다. 비전 검사 사양을 정할 때는 이 계산을 먼저 하고 장비 견적을 받는 순서가 맞습니다.
규칙 기반 검사와 AI(딥러닝) 검사
판정 소프트웨어는 두 갈래입니다.
- 규칙 기반: 사람이 “이 영역의 밝기가 기준보다 어두우면 불량”, “구멍 지름이 5.00±0.05mm를 벗어나면 불량”처럼 규칙을 정합니다. 치수 측정, 위치 찾기, 코드 읽기처럼 기준이 숫자로 정해지는 일에 맞고, 왜 불량인지 설명이 분명합니다.
- 딥러닝: 합격·불량 영상을 많이 보여 주고 모델이 차이를 배우게 합니다. 나뭇결·직물·주물 표면처럼 정상품도 무늬가 제각각이라 규칙으로 쓰기 어려운 결함에 맞습니다. 대신 불량 샘플을 모으고 라벨을 붙이는 일이 필요하고, 조명·소재가 바뀌면 성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실제 라인에서는 위치를 규칙 기반으로 찾고 표면 결함만 딥러닝으로 보는 식으로 섞어 씁니다. AI 비전 검사를 들일 때 과검(정상을 불량으로 판정)과 미검(불량을 놓침)을 어떻게 시험하고 받아들일지는 AI 비전검사 인수시험 글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
도입 전에 정리할 것
- 찾아야 할 불량의 종류와 가장 작은 크기(mm), 실제 불량 샘플이 몇 개 있는지
- 라인 속도(분당 몇 개)와 한 제품을 몇 면에서 찍어야 하는지
- 부품이 늘 같은 위치로 오는지, 지그를 새로 만들어야 하는지
- 불량 판정 뒤 무엇을 할지(배출, 라인 정지, 기록만)와 결과를 받을 PLC·MES
- 지금 사람이 하는 검사의 과검·미검 수준(새 장비를 비교할 기준)
비전 검사는 스마트 팩토리를 기초 수준에서 한 단계 올릴 때 가장 먼저 들이는 장비 가운데 하나이고, 중소 제조사는 스마트공장 지원사업으로 도입비 일부를 지원받을 수 있는지 함께 확인할 수 있습니다. 로봇 팔이 비전 좌표를 받아 정확히 움직이려면 카메라와 로봇 좌표를 맞추는 핸드아이 보정이 필요한데, 이는 로봇 캘리브레이션 종류 글에서 설명했습니다.